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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iation story

FSC 와 LCC : 우리는 저가 항공사를 오해하고 있습니다.

by 리 신 2024. 1. 20.

LCC라고 불리는 제주항공, 티웨이, 진에어 등의 항공사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신가요?
FSC에 비해 티켓은 싸지만 좌석도 좁고, 서비스도 별로고, 불편하고..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정확한 개념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들의 개념과 오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LCC 란?

항공사의 사업 모델은 FSC (Full Service Carrier), LCC (Low Cost Carrier)로 나뉜다. 흔히들 대형항공사/저가 혹은 소형항공사로 생각하지만 항공사의 규모만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LCC는 저가 항공사로 많이들 알고 있는데, 저'비용'을 추구하는 항공사이다. 그럼 LCC가 어떻게 저비용(Low Cost)을 추구한다는 것일까?

1. 서비스 간소화

3시간짜리 노선에 일등석,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의 구분이 의미가 있을까? 또한 기내식 제공서비스가 의미가 있을까? 좌석을 전부 이코노미석으로 통일하고, 기내식 등의 서비스를 없애 운영 비용을 절감시키면 그만큼 싼 항공권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2. 항공기 기종을 단일화한다

항공기도 여러 모델(기종)이 있는데, LCC는 특정한 한 가지 모델로 운영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가? 바로 효율에 있다. 기종을 단일화하면 조종사와 정비사는 해당 기종에 대한 교육만 시키면 되므로 교육 효율성이 증가한다. 또한 정비 효율이 있다. 주요 부품의 가격은 억 단위까지 나가기도 한다. 한 기종에 대한 부품만 확보해 놓고 관리할 수 있으므로 저비용으로 정비가 가능해진다.

3. 노선을 단일화한다.

FSC는 동남아, 일본은 물론 유럽과 미주까지 운항한다. LCC는 주로 동남아와 일본, 중국의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한다.
기종에 따라 법적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LCC에서는 중단거리 기종으로 단일화해 중단거리 노선을 주로 취항하는 것이다. FSC는 각 나라의 인천공항과 같은 허브공항을 위주로 취항하지만 LCC의 경우는 수요가 많은 지점공항을 집중적으로 취항한다. 
항공사의 본질인 여객운송을 제외한 부분은 최대한 깎아낸다. 이렇게 깎아내 저비용으로 운영하고 항공권을 저렴하게 팔 수 있다. 요지는 FSC와 LCC는 규모와 퀄리티의 차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업 모델이 다르다는 것이다. LCC도 언제든지 대규모, 대형 항공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FSC가 소형 항공사여도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LCC에 대한 오해

'저가'항공사의 어감 때문인지, LCC는 FSC에 비해 규모도 작고, 위험하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있다.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FSC는 대기업이고, LCC는 상대적으로 소기업이기 때문에, 결항이 되었을 때 대체 편 항공기를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FSC와 LCC이기 때문이 아니다. 대표적인 LCC에 대한 오해는 다음과 같다.

1. 위험하다

LCC는 싼 값을 추구하는 만큼 안전에 소홀할 것이다'라는 오해는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오해이다. 이익창출과 안전증대는 반비례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LCC라 더 위험한 것일까?  항공사에서 안전과 가장 직결된 업무를 하는 정비업무를 살펴보자. 사실 정비는 자체판단에 따라 임의로 절차를 바꾸거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작사와 정부가 승인한 매뉴얼대로만 할 수 있다. 매뉴얼에 1000시간마다 점검 혹은 교체라 명시되어 있다면 절차대로 수행하고 그 내용을 기록해서 보관한다. 항공사에 관계없이 절차는 동일하며 주기적으로 국토교통부에서 감사도 진행하며 이행되도록 한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의 경우 대한항공이 정비를 하기 때문에 LCC는 더 위험하다는 생각은 오해이다. 안전분야에서 야금야금 절약하려다 사고 한번 나면 기업 이미지나 과징금 등 엄청난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승객들이 걱정하는 '안전 소홀'은 오해임을 강조하고 싶다.

2. 좁고 불편하다

이러한 오해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앞서 말했듯 LCC는 중단거리 지역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비교적 작은 항공기들 만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일본노선을 주로 취항하는 저비용 항공사에서 대형 항공기를 이것저것 구입한다면? 사장은 퇴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당연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도 30~40%가량이 LCC에서 운행하는 작은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FSC에서 이런 작은 기종을 그냥 세워놓을까? 당연히 중단거리 노선에 투입한다. 대형항공기는 장거리 노선에 투입한다.
따라서 LCC 타고 일본 가는데 '항공기가 작고 불편하구나'라는 오해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한 달 전으로 돌아가 대한항공으로 바꿔 예매해도 똑같은 기종으로 일본 간다.

3. 지연

LCC라 지연이 잦은 것일까? 아래는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서 집계한 '국내 운항 항공사의 지연 결항률'  2022년 자료이다.

항공사별 지연 결항 수치
항공정보포탈시스템[국내 운항 항공사의 지연 결항률]_2022년

FSC 두 곳의 지연율은 4.73%, 4.75% 이고 제주항공은 3.12%라고 한다. 물론 LCC 중 몇 군데는 7.8%, 9.56%인 곳도 있지만, LCC가 지연이 잦고 결항이 잦다고 느끼는 것이 심리적 영향과 '저가'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임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연과 결항 수치를 따질 때에는 항공사 내부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기상과 같은 외부 요인인지를 따져야 한다. 대체적으로 LCC가 보유 항공기 대수가 적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체 편을 투입할 여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결항이나 지연된 사례가 보도되며 소비자들에게 지연이 잦은 저가항공이라는 인식이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위의 자료와 같이 단지 LCC 이기 때문에, '저가'항공사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저비용(cost)을 추구하는 모델이고 저가(price)의 개념이 아니다. 싸구려를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거품을 걷어내 저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모델을 갖춘 결과로 저렴한 티켓값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LCC의 개념은 순서가 바뀐 채 사람들에게 잘못 인식되고 있다. LCC 하면 헐값, 싼값을 떠올리기보다 합리적, 경제적, 스마트 이런 단어를 소비자들에게 연상시키는 것이 원래 LCC 모델의 목적이다.